🍂처서 식물알림장이 도착했어요!

2024. 8. 21.

🍂처서 식물알림장이 도착했어요!

게시하기

웹에서 보기

☘️샐러드연맹 가입하기

2024년 8월 22일

오늘의 절기 : 처서 (處暑)

단장확인 [🍁]

오늘은 24절기의 14번째 절기인 처서(處暑)에요. 더위가 멈춘다는 뜻이 담긴 절기랍니다. 처서는 24절기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익숙한 절기인데요, 아마 ‘처서에는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 때문일 거예요. 요즘 날이 점점 더워져서 처서에도 모기는 여전하고, 낮에는 구슬땀을 흘리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을 느낄 수 있어요. 해도 점점 짧아져서 일찍 해가 지고요. 알람 시계처럼 우렁차게 우는 매미 소리는 사그라들고 수줍은 귀뚜라미 소리가 풀숲에 가득해요.

입추와 마찬가지로 처서 무렵의 날씨는 농사에서 중요한 시기라고 해요. 벼 이삭이 익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무렵에 비가 오면 꽃이 수정되지 못하고 썩기 때문이죠. 그래서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말이 있다고 해요.

기후학적으로 인정하는 가을은 하루의 기온이 20도 미만을 계속 웃돌아야 한다고 해요. 그 기준으로 보면 처서는 아직 기후학적 가을은 아니에요. 추분부터 본격적인 가을로 보죠. 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점점 여름이 길어지고 있어서 9월 중순에 시작하던 가을이 9월 말로 미뤄지고 있다고 해요. 기후위기 시대에도 여전히 절묘하게 맞는 24절기를 보면 신기하다가도, 조금씩 오늘날의 계절과의 간격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해요.

안녕하세요 단원님,

요즘 아침 출근길은 어떠신가요? 서늘해진걸 느끼셨을까요? 지난달만 해도 집 밖을 나설 때 수증기로 가득한 욕실문을 여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선선한 아침 바람이 느껴져서 즐겁게 출발하고 있어요. 만약 온도로 가을을 느끼지 못하셨다면, 오늘은 소리에 집중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잠시 눈을 감고 주변에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느껴보는 거죠.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함께 신나게 울던 매미의 합창은 점차 사그라들고, 수크령으로 살랑이는 정원은 귀뚜라미 소리가 넘실거리고 있어요. 소리로 가을을 느끼는 것도 꽤나 근사하답니다.

오늘은 지난 알림장에 소개한 칠석과 더불어 있는 명절, 백중과 지금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들과 벼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처서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기에 대한 이야기도 가져왔답니다.

그럼, 처서 식물알림장! 시작합니다

지난 알림장 보기🌻

📝처서 미션 <1> 귀뚜라미 소리 듣기 (녹음하기)

식물알림장마다 절기를 풍성하게 즐기기 위한 작은 미션을 드려요! 맛있는 제철 과일과 식물도 먹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 함께 풍성한 절기를 즐겨보자고요! 혼자 하면 민망할 수 있지만, 전국에 있는 단원님들과 함께하면 우리들만의 재밌는 작당이 될 테니까요!

미션 인증하기!

지난 미션 인증!

#1 잊혀진 명절 백중!

#2 벼꽃을 본 적 있나요?

#3 애들아 모기가 할 말 있대

#4 입추부터 처서 사이 식물빙고

절기 & 날씨

잊혀진 명절 백중!

밀양 백중놀이 영사 (출처 : 국가유산청)

처서 무렵에는 잊혀진 명절 중 하나인 백중이 있어요. 백중은 음력 7월 15일(올해 양력으로는 8월 18일)의 세시풍속으로 채소와 곡식이 많이 나와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춘다는 뜻에서 유래했어요. 백중에는 여러 풍습이 있는데요, 첫 과일을 따서 조상의 사당에 감사의 뜻으로 바쳤고(천신), 수고한 머슴들을 쉬게 하고, 돈을 줘서 장터에서 술과 음식을 사 먹게 했다고 해요. 그래서 ‘백중장’(백중에 열리는 장터)이라는 말도 생겼어요. 주로 벼농사를 하는 중부지방 이남에서 여러 세시풍속이 생겼는데, 그중에서도 ‘밀양 백중놀이’가 유명하다고 해요. 밀양 백중놀이는 엎드려 복을 비는 농신제, 머슴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을 뽑아 지게목발로 만든 작두말에 태워 치하하며 흥을 돋우는 작두말타기, 양반춤으로 시작해 머슴들이 양반들을 몰아내고 익살스럽게 추는 병신춤, 그 외에도 범부춤, 오북춤을 추며 상민과 천민들의 한을 표현했다고 해요. 밀양백중놀이에 대한 영상을 가져왔으니, 농한기를 맞아 흥겨운 조상님들의 신명나는 명절이 궁금하다면 영상을 참고하세요!

🐻 : 제주도에서는 오히려 백중에 쉬지 않고 더 일을 많이 했다고 해요. 백중에 살찐 해산물들이 더 많이 잡힌다고 믿어서 오히려 바다로 나가 일을 더 많이 하고, 밤에도 횃불을 들고 해산물을 잡기도 했어요.

식물 이야기

🌾😲벼꽃을 본 적 있나요?

토종벼꽃 (7월경 촬영)

단원님은 벼꽃을 본 적 있으신가요? 벼같은 외떡잎식물은 꽃이 우리가 아는 꽃과 전혀 다르게 생겼어요. 마치 볍씨처럼 보이는 기관에 수술과 암술이 튀어나온 모양새에요. 그래서 벼꽃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수 있어요. 벼꽃은 7월 대서부터 9월초 사이에 피고, 이삭이 여물기 시작해요. 제가 다녔던 식물원은 조금 이른 시기에 꽃이 피었어서 대서에 꽃을 피웠는데, 지난 청주에 있는 토종벼 농부님은 8월말에 벼꽃이 핀다고 일러주시더라고요. 지역과 벼 품종에 따라서 벼꽃이 피는 시기도 길게는 1달까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중부지방 논에서는 8월에 벼꽃이 피기 때문인지, 처서에는 대나무 죽순에서 유래된 ‘우후죽순’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처서에 장벼 패듯’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이 무렵의 벼는 강한 볕을 받고 양분을 축적해서 알곡으로 익어가기 때문에 날씨가 중요해요. 그래서 지금 비 소식은 벼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에요. 벼꽃이 제대로 수정되지 못하고 이삭이 썩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벼꽃에 영감을 받아 루시드폴이라는 가수는 '벼꽃'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해요. 찾아보니 이런 가사가 있어요.

모두들 날 알지 못한다고 해도 한번도 날 찾아 본 적 없다고해도 상관없어요.

난 실망하지 않으니. 머지않아,

나락들은 텅빈 들판을 채울테니

벼꽃 구조 (출처 : 농촌진흥청)

동물 이야기

🦗애들아 모기가 할 말 있대!

단원님은 모기에 잘 물리시는 편이신가요? 저는 모기에게 사랑받는 친구들, 가족들을 둔 덕분에 올여름은 모기에 거의 물리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방심은 금물! 지난주에 조사를 나갔다가 눈썹, 볼, 팔 할 것 없이 왕창 물렸답니다. 긁지도 않았는데 부푼 얼굴을 보면서 처서 알림장에 꼭 모기를 넣어야지 다짐했어요. 모기에 대해 조사하다보니 재밌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간략히 정리해서 공유드려요.

1. 모기는 언제부터 살았을까?

모기는 공룡이 살던 쥐라기부터 등장한 곤충이에요. 영화 ‘쥬라기월드’에서 호박 속에 들어있는 모기가 흡혈한 공룡의 피에서 DNA를 추출해 공룡을 복원했다는 이야기가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는 거죠. 모기는 왕성한 번식력과 생애주기가 짧기 때문에 급변하는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백악기-팔레오기(소행성 충돌로 진행된 대멸종) 멸종에서도 살아남아 공룡이 아닌 또 다른 생물들의 피를 흡혈하며 오늘날까지 살고 있어요.

2. 모기의 한살이

모기는 고여있는 물웅덩이에 알을 낳아 장구벌레로 살다가 번데기가 되고, 허물을 벗고 모기가 돼요. 보통 알에서 성충까지는 길게는 14일 정도가 걸린다고 해요. 성충이 된 모기는 주로 식물의 즙이나 꽃꿀을 먹고 지내는데요, 교미하고 나서 암컷 모기들은 알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보충하려고 온혈동물들의 피를 흡혈한다고 해요. (수컷은 피를 먹지 않아요) 보통 1-2번 흡혈을 하고 나면 알을 낳을 수 있다고 해요.

참! 모기의 침은 사실 단순한 빨대 모양이 아니라 6개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모기는 톱날 모양의 침 두 개를 마치 양날톱처럼 움직이면서 피부와 섬유조직을 잘라 표면을 약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가죽이 두꺼운 동물과 청바지를 뚫고도 흡혈할 수 있죠. 그리고 나서 타액관과 흡혈관을 사용해요. 타액을 뱉어 혈액이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 또 마취를 하기 위해서예요. 그 뒤 흡혈관을 혈관에 꽂아 피를 빨아들여요.

3.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곤충😲

우리나라에서 모기는 밤잠을 설치게 해서 싫어하는 곤충이지만, 모기가 가장 위협적인 이유는 병원균을 옮기기 때문이에요. 모기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흡혈하기 때문에 말라리아, 뎅기열 등 수많은 병원균의 매개체가 되어 많은 사람이 죽었죠. 우리나라도 이제 청정 지역은 아니에요. 올해 7월, 국내 최초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며, 북한이나 다른 나라에서 넘어오는 보균 모기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뉴스가 나왔었죠. 앞으로 점점 기후변화가 가속화될수록, 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기간과 지역도 넓어질 거예요.

4. 모기를 인위적으로 멸종시킨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전염병의 매개가 되는 모기를 인위적으로 줄이거나 멸종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과 기술들을 고민하는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방법이 화제가 되었어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서 특정 유전자 구간을 변형시킨 수컷 모기들을 대량으로 자연에 풀고, 이 수컷과 짝짓기해서 낳은 후손이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되면서 개체수가 줄어드는 방법이죠. 하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 대량으로 모기 개체수를 조절한다면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는 학자들도 많아요. 모기는 인간에게는 해롭지만, 꽃의 수분이나 상위 포식자의 영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거든요. 인위적인 방법으로 자연에서 모기를 지운다면, 대체 먹이를 찾지 못해 많은 생물들이 굶어 죽을 수 있고,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관련 책 추천!

→ 모기가 할 말 있대 : 모기를 소개하는 동화책. 식물의 잎과 열매를 이용한 그림과 모기의 생태에 대한 정보가 알차서 어린이가 접근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 : 생물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쓴 책이라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 면밀히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 대한 독자 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이 책을 읽는다고 모기를 사랑하게 되지는 않지만 존중하게는 된다. 가끔 피를 기부해도 좋을 것 같다.’

식물 이야기

🌳입추부터 처서 사이 식물빙고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하나만 설명하는 게 아쉬워서 식물 빙고를 만들었어요. 빙고 속 식물이 내 주변에 있는지 등굣길, 출근길에 유심히 살펴보세요! 이 빙고판에는 <출발! 출근길 식물 탐험대>의 몇몇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잎과 꽃이 절대 만날 수 없는, 상사화

지금 화단에서는 아름다운 분홍색 꽃을 보실 수 있어요. 이 꽃의 이름은 바로 상사화! 백합처럼 생긴 연분홍색 꽃이 피는데, 이상하게도 잎이 한 장도 보이지 않아요. 상사화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서 상사병이 걸린다고 해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상사화는 이른 봄에 잎을 틔워서 광합성을 하고 잎이 사라지고 나서 여름에 홀연히 꽃대가 자라다가 꽃이 피어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상사화 속의 식물은 7종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백양꽃, 제주상사화, 위도상사화 등 5종은 한국특산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라는 거죠! 우리가 아파트에서 자주 보는 분홍빛 꽃이 피는 상사화는 중국에서 들여온 종이라고 해요.

💛지금 보이는 노란색 국화! 금불초

이 시기에 보이는 노란 국화는 금불초일 확률이 높아요! 금불초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식물이죠. 금불초는 한자로 금으로 만든 부처님이라는 뜻이고, 꽃이 노란색이라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해요. 조선시대에는 금불초를 여름에 피는 국화라고 해서 '하국'이라고 불렸다고 해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야생화죠.

💬 공지글

💌친구에게 샐연을 소개할때 이걸 쓰세요!

지인에게 샐러드연맹을 홍보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식물 알려주는 곳이야' 하고 얼버무리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샐러드연맹을 소개하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이제 친구를 영업할 때 이 초대장(링크)을 써주세요!😆

초대장 만들었웅!🐻

📢새로운 기고 단원님이 합류해요!

다음 절기인 백로부터 새로운 기고단원님이 합류해요. 바로 화서역 근처에 있는 독립서점 '탐조책방'의 책방지기님이세요! 아직 연재 횟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새들이 먹는 열매 중심으로 연재를 고민하고 있어요. 다음 알림장의 새로운 글도 즐겁게 맞이해주세요!

🐻📢=3 웅을 불러주세요!

회사 워크숍으로 식물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거나, 도시 식물 산책을 이끌어줄 누군가를 찾고 있으신가요? 포트폴리오에 제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리했으니, 혹시 저와 함께하고픈 일이 있으시다면 연락주세요! 여러 조직과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식물해보고 싶어요!

쑤 단원의 절기 부엌

처서 - 애호박을 다듬으며 ‘취향 뭐 그게 별건가’ @ssoocation

살면서 덥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에 만사가 귀찮아지니 간단 레시피를 애용하게 됩니다. 그중 올여름 제가 홀딱 반한 레시피가 있어서 여러분에게도 소개하고자 해요. 바로 ‘애호박전’입니다. 예로부터 처서를 맞이해 애호박 칼국수를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칼국수 먹기에는 아직 날씨가 더우니 애호박전이 더 찰떡이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호박 부침’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음식이고 전을 부치기 위해서 반죽 농도를 맞추는 번거로움은 최소화된 레시피랍니다. 또한 라이스페이퍼를 활용하기 때문에 전 뒤집기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준비물 : 애호박 1개, 라이스페이퍼 2장, 소금 1t, 체다치즈 1~2장

채를 썬 애호박에 소금을 넣고 15분 정도 절여 숨을 죽여요.
애호박의 물기를 꽉 짜줍니다.
기름을 두른 팬에 라이스페이퍼 1장을 깔고 그 위에 애호박을 펴 올려줍니다.
그 위에 체다치즈 그리고 다시 물에 한 번 적신 라이스페이퍼를 올려 내용물을 잘 싸줍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케첩에 찍어 먹으면 끝!

Tip. 달걀을 애호박을 같이 무치기도 하고 새우를 넣어 먹어도 맛있어요!

자, 간단하고 맛있게 요리하기 전 ‘애호박’을 다듬어 볼까요? 애호박은 말 그대로 어린 호박을 뜻하며 껍질과 속 모두 연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별도로 겉껍질을 벗길 필요도 없고 속 부분 역시 그대로 식재료로 즐기면 되죠. 매끈한 표면을 물로 쓱쓱 닦아 꼭지 부분을 툭! 하고 잘라내고 용도에 맞춰서 썰어내면 됩니다. 애호박은 잘 썰리기 때문에 원하는 모양으로 척척 썰어내기에 제격입니다. 수월한 칼질에 꼭 요리 고수가 된 것 같은 기분까지 듭니다. 저는 보통 3가지 방법으로 애호박을 다듬었어요. 먼저 동그랗게, 두 번째 반달 모양 마지막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말이죠. 애호박전을 위해 처음으로 애호박채를 썰어보았는데 그게 얼마나 놀랍던지. ‘뭐? 애호박으로 채를 썰어?’

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의 애호박 자르기 공식에는 영양학적인 근거, 음식 맛에 따른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저의 취향이 담겨 있죠. (애호박과 취향이라는 단어 조합이 꽤 신선하죠?) 반달 모양의 애호박은 저의 참치김치찌개로 들어갑니다. 저는 참치김치찌개 속 애호박을 밥에 으깨서 국물과 자작하게 비벼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죠. 된장찌개를 먹을 때는 비슷한 크기로 자른 양파, 버섯 등 다른 채소와 함께 한 입에 와구와구 먹는 식감을 즐기기 때문에 그보다 작은 부채꼴 모양으로 잘라내죠. 그리고 이 취향을 언제든 즐길 수 있도록 애호박 보관을 위한 냉동용으로 동그랗게만 잘라놓습니다. 애호박 하나를 먹어도 내가 좋아하는 느낌과 방법을 의식하여 알고 즐기는 것. 이게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취향’,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요?

p.s 애호박 다듬기에서 가장 번거로운 부분은 아무래도 비닐 벗기기가 아닐까 싶어요. 애호박을 감싸고 있는 이 비닐은 ‘인큐비닐’ 이라고 하는데요. 균일한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애호박에 비닐을 처음부터 씌워서 키운다고 합니다. 텃밭에서 인큐비닐 없이 애호박을 직접 키워보니 오동통하고 살짝 울퉁불퉁한 애호박으로 자라긴 하지만 신선함, 맛의 차이는 못 느꼈어요. 버려지는 비닐에 따른 환경오염을 생각한다면 이 비닐 꼭 필요한 걸까? 라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식물 통신문 💌

정원 & 식물 행사

식물 & 환경 공모전

함께할 🐰을 구해요

알림장을 마치며.. 웅의 소식

단원님은 여름 휴가 다녀오셨나요?

저는 지난주에 지리산에 갈 일이 있어서 가는 김에 친한 언니와 며칠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 재작년에 퇴사하고 갔던 첫 여행지였는데, 그때 기억도 나고, 좋아하는 친구와 얼굴 밀린 대화도 나누고 멋진 지리산의 계곡에서 단둘이 놀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맑은 물속에서 다슬기도 보고, 노고단에서 식물도 잔뜩 만났어요. 목적 없이 식물보는게 너무 좋더라고요. 이래서 더운 여름에도 여행을 가는구나 싶었답니다. 그런데 너무 신나게 놀았던걸까요? 다녀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골골거리고 있어요. 오늘 알림장도 그래서 욕심만큼 담지는 못했지만, 단원님의 처서에 도움이 되길 바라요.

오늘도 구호로 마칠게요! "알면 맛있다!"

단원들의 이야기 💬

🐿️단원님 : 입추 알림장 잘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달력에 칠석을 적고 언제 비가오려나 기대하고 있어요. 아마도 비가 온다면 하늘에 대고 혼잣말 할 것 같아요. ^^ 재미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식물빙고 덕에 배롱나무를 알게 되었어요. 동네를 걸으며 진분홍 배롱나무 꽃잎이 얼마나 폈나 매번 관찰하고 있습니다. 자두가 6월부터 9월 초까지 나는 거 아시나요. 근데 나오는 순서가 있어요. 대석-후무사-홍로센-솔담-도담-피자두-추희자두 참 많죠! 그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피자두가 7말 8초 잠깐만 나와서 얼른 주문하여 생과 맛도 보고 청도 담궜답니다. 절기 상으로 한로 쯤 이면 잘 익은 피자두청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맛도 들려드릴께요. ^^ 건강하세요.

🐻's 답장 : 즐거운 입추 이야기 들려주셔서 저도 감사해요! 🐿️님의 바질 산딸기 아이스크림이 떠오르는 걸요! 주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데도 뚝딱뚝딱 감으로 요리하시는 🐿️님을 뵐 때마다 요리 잼병인 자취생 입장에서 너무 신기합니다. 마법에 가까운 기술이 있다면.. 요리인 것 같아요. 피자두청 후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단원님 : 신기하게 입추가 있는 이번주 퇴근길부터 귀뚜라미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가을이 오려나보다~했는데 아직 너무 덥네요 ;_;

🐻's 답장 : 이 알림장을 받고 계실 즈음이면 🐸단원님도 더위가 조금 가신걸 느끼셨을까요? 저도 어서 가을다운 가을을 기다리고 있어요:)

+ 웅에게 하고 싶은 말, 오늘의 알림장에 대한 감상 등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서 이야기주세요! 언제나 환영해요!💐

🐻웅에게 이야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