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절기 : 입추 (立秋)
단장확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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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의 13번째 절기인 입추(立秋)는 글자만 보면 서늘한 바람이 불 것 같지만, 지난 절기인 대서(大暑)와 더불어 가장 뜨거운 절기예요. 진짜 가을의 시작은 처서부터랍니다. 하지만 입추가 가을 같지 않다고 방심하면 안돼요. 이 무렵부터 가을 작물을 부지런히 준비해야 하죠. 토마토, 오이 같은 여름작물을 정리하고, 무와 배추 모종을 키워야 해요. 그래도 다행인건 왕성하게 자라던 잡초도 조금씩 기세가 누그러져 농한기에 접어든답니다. 그래서 5월에는 너무 바빠서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이 있었다면 이 무렵에는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해요.
입추 즈음에 비가 5일 이상 계속 내리면 비를 그치게 해달라는 뜻에서 기청제를 올렸어요. 이때는 해가 쨍쨍해야 벼가 무럭무럭 자라서 벼꽃이 피고, 무사히 수정해서 익기 때문이죠. 그래서 "입추 때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라는 속담도 있어요. 이 무렵에 쑥쑥 벼가 자라기 때문에 개가 짖을 정도로 자라는 소리가 난다는 재밌는 속뜻이 담겨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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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님,
대서와 입추 사이는 무사히 보내셨나요? 지난주에 식물알림장을 쓰기 위해서 달력을 넘겨보다가, 이번 절기가 입추라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쳤어요. ‘말도 안돼! 아직도 35도란 말이야!’ 생활 환경에 따라 체감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올해 저는 일찍 나오고, 늦게 돌아오는 생활패턴이라 더위를 좀 피했지만서도, 밖에 나가면 물속을 걷는 것 같았어요. 잊을만하면 자꾸 오는 폭염주의보는 6월부터 시작해서 계속되고 있고요. 안전안내 문자를 살펴보니 대서와 입추 사이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행정안전부, 경기도, 서울특별시, 남양주시, 도봉구청 등 저의 생활 반경에 따라서 부지런히 문자가 왔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기관에서 안전에 신경 쓴다는 사실이 고맙다가도, 온통 주의로 가득한 문자창을 보며 슬펐어요. 지구가 안전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장마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국지성 호우가 지나가고, 폭염 속에 잦은 비 때문인지, 보도블록에서 수명을 다한 매미 사체가 보이기 시작하고, 무궁화도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조금씩 기세가 누그러졌어요. 이렇게 가을 같지 않은 입추이지만, 신기하게 입추 즈음에는 아침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입하가 다가오면 꾀꼬리, 뻐꾸기 소리가 들리듯 말이에요. 그래서 옛말에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라는 속담이 있어요. 예민하게 가을을 알아차리는 7월의 귀뚜라미처럼 모든 걸 다 안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이라고 해요. “그래 너 잘났다”랑 비슷한 표현인 거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으이구! 그래,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네!” 라고 말해보면 어떨까요? 아무튼 지금 우리는 7월 귀뚜라미가 되기는 늦었지만, 식물알림장과 함께 8월 귀뚜라미가 되어 가을을 느껴보아요!
그럼, 입추 식물알림장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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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때 꼭 음악을 틀어놓는데요, 딱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게 아니라서 유튜브 플리(플레이리스트의 줄임말)를 애용한답니다. 오늘도 이런 저런 플리를 찾다가 24절기 테마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어서 가져왔어요. 다만 고즈넉한 분위기의 음악이라 출근보다 퇴근하면서 듣기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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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미션 <1> 귀뚜라미 소리 듣기 (녹음하기)
<2> 식물빙고 채워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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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알림장마다 절기를 풍성하게 즐기기 위한 작은 미션을 드려요! 맛있는 제철 과일과 식물도 먹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 함께 풍성한 절기를 즐겨보자고요! 혼자 하면 민망할 수 있지만, 전국에 있는 단원님들과 함께하면 우리들만의 재밌는 작당이 될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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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칠석에는 비가 3번 내린다!
#2 겨울 준비를 시작하는 나무
#3 가을하면 떠오르는 귀뚜라미
#4 대서부터 입추 사이 식물빙고
#5 나는 떠날 시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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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분 벽화 (은하수 사이로 서 있는 견우와 직녀)
8월 10일은 우리에게 잊힌 명절 중 하나인 칠석이에요. 음력 7월 7일로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날이죠. 칠석에는 비가 자주 오는데, 설화에 의하면 칠석 전후와 당일에 다른 비가 내린다고 해요. 철석 전에 내리는 비는 견우와 직녀가 서로 타고 갈 수레 준비를 하기 위해 먼지 앉은 수레를 씻는 물이에요. 그래서 이때 내리는 비를 세차우(洗車雨)라고 불러요. 그리고 칠석 당일에 내리는 비는 재회한 견우와 직녀가 반가워 흘리는 눈물이고, 칠석 다음날 내리는 비는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고 해서 '쇄루 우(灑淚雨)'라고 불렀어요.
그거 아세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은 우리 생각보다 아주 오래되었어요. 중국의 고대 국가인 주나라에서 그 기록이 시작되어 우리나라로 건너왔고, 고구려 고분 벽화에도 견우와 직녀 설화로 보이는 그림이 남아있다고 하죠. 또 고려 공민왕 때 칠석날 견우성과 직녀성에 제사를 지냈다고 해요. 조선시대에도 그 기록이 있고요. 이런 명절 문화는 궁중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전래되었고요. 민간에서는 칠석에 내리는 비로 목욕을 하면 피부병이 좋아진다고 믿었어요. 또 칠석 무렵이 여름 장미의 끝 무렵이라 습기로 곰팡이가 피는 걸 막으려고, 장롱에 있는 책(쇄서(曬書))과 옷(폭의(曝衣))을 햇볕에 말렸어요. 이날은 집집마다 꺼낸 책과 옷으로 가득했다고 해요. 또 직녀와 관련된 명절인 만큼 마당에 바느질감과 과일을 차려놓고 바느질 솜씨가 늘도록 직녀성에 빌기도 하고, 시루떡을 해서 우물에 두고 칠성제를 지냈어요. 제철 재료인 채소와 곡식을 이용해 밀국수, 밀전병을 하고 잉어를 재료로 음식을 만들며 오이김치나 호박 부침, 복숭아, 수박으로 과일화채를 만들어 먹었어요.
칠석인 오래된 명절인 만큼 불리는 이름도 다양해요. 철성날, 꼼비기날, 풋구, 호미씻이, 호미걸이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고 해요. 호미걸이라는 이름은 철석날 전후로 농가에서 호미를 걸며 행하던 민속놀이 이름인데요, 한 해의 농사를 마감한다는 의미와 풍년을 기원하고 피로를 푸는 잔치였어요. 농사가 잘되었다고 판단했을 때 진행하는데, 이 놀이는 농악과 함께 진행하는 마을 축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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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송포 호미걸이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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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석하면 견우와 직녀 이야기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풍습과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곧 다가올 칠석에 수레 닦은 물이 내리는지, 기쁨과 이별의 눈물이 내리는지 지켜보아요. 같은 비라도 조금 더 운치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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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목련의 겨울눈 (8.5 촬영)
지난 절기에는 찜통더위에도 겨울을 준비하는 새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죠? 이제 식물의 차례랍니다. 추운 겨울에 나무 종류를 구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수피(나무껍질)과 나무의 전체적인 형태(수관), 그리고 겨울눈이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겨울눈은 겨울에 생기는 게 아니랍니다. 그보다 훨씬 일찍, 그러니까 입추 무렵부터 만들기 시작해요. 햇빛과 물이 풍족해서 에너지가 충분한 시기에 미리 다음 해를 준비하는 거죠. 다음 해의 성장이 올해의 여름에 달려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랍니다. 그래서 지금 몇몇 종류의 나무는 자세히 살펴보면 겨울눈이 자라고 있는걸 볼 수 있죠. 자작나무, 참나무, 목련, 플라타너스 같은 식물이 그렇답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들은 낮과 밤의 길이에 반응해서 겨울눈을 만들어요. 반면 단풍나무 같은 나무는 기온이 낮아지는 늦가을에 겨울눈이 생긴답니다.
그렇다면 올해 여름과 가을에 걸쳐 만든 겨울눈은 내년 봄에 싹이 트고 나면 그해 나무의 성장은 완전히 끝나는 걸까요? 그건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달라요. 이런 특성을 전문 용어로 ‘고정생장’과 ‘자유생장’이라고 하는데요, 고정생장은 전 해 여름에 만든 겨울눈이 싹이 트고, 자라면 생장이 끝나는 생장을 말하고, 자유생장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새로운 눈이 생기고 계속 자란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목련, 플라타너스 같은 나무의 겨울눈은 지금쯤 생기고 있어요. 잎사귀와 나무줄기 겨드랑이에 자라고 있는 겨울눈을 찾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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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생장 : 소나무, 참나무, 가문비나무, 잣나무, 목련 등
🌲자유생장 : 은행나무, 낙엽송, 버드나무, 자작나무, 플라타너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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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되면 신기하게 새벽 풀숲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매미 소리가 음정 박자 상관없이 노래를 부르는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의 합창에 가깝다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노련하지만, 쓸쓸한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가수가 생각나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사실 귀뚜라미는 봄부터 가을까지 운다는 사실을요. 여름까지는 다른 풀벌레 때문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다른 풀벌레들의 소리가 잦아들면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거라고 해요! 우리가 가을이 되면서 서늘해지면 야외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귀뚜라미 소리를 잘 듣게 되는 것도 있고요. 칠월 귀뚜라미는 사실 봄부터 울고 있었던 거죠! 귀뚜라미는 날개를 비벼서 소리를 내는데요, 매미와 마찬가지로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수컷만 소리를 낸답니다. 맞부딪히는 날개에는 튀어나온 맥과 발톱처럼 생긴 돌기가 있어요.
귀뚜라미는 온도에 민감한 곤충이에요. 그래서 '귀뚜라미는 가난한 사람의 온도계이다'라는 미국 속담도 있어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귀뚜리미 울음소리로 주변 온도를 알았다고 해요. 실제로 연구해서 밝혀낸 결과 긴꼬리귀뚜라미는 14초 동안 우는 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온도가 나온다고 해요. 신기하죠?
귀뚜라미 소리는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데요, 실제로 연구해 보니 우울증과 인지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에서는 2020년에는 토종 귀뚜라미 소리를 녹음해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까지 만들었다고 해요. 팟캐스트 이름은 <치유 곤충 ASMR>! 왕귀뚜라미, 방울벌레, 모대가리귀뚜라미 등 총 10종의 곤충 소리가 30분가량 녹음되어 있으니, 가을을 느끼고 싶은 단원님은 들어보셔요!
🐻 : 재밌는 점은 우리나라는 매미, 귀뚜라미, 개구리, 뻐꾸기가 모두 운다고 표현하는데, 서양에서는 노래한다고 표현해요. 문화를 연구하시는 분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한(恨)의 문화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쓴다고 분석했어요. 재밌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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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하나만 설명하는 게 아쉬워서 식물 빙고를 만들었어요. 빙고 속 식물이 내 주변에 있는지 등굣길, 출근길에 유심히 살펴보세요! 이 빙고판에는 <출발! 출근길 식물 탐험대>의 몇몇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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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 교란종인 환삼덩굴과 칡
차 안에서 도로변을 바라보고 있으면 숲 가장자리에 무성하게 자란 덩굴식물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이 식물은 백이면 백 환삼덩굴과 칡이랍니다. 단풍나무처럼 손바닥 같은 잎을 지닌 식물은 환삼덩굴, 3개의 작은 잎으로 하나의 잎을 지닌 덩굴식물은 칡이에요. 이 덩굴식물은 빠르게 자라서 다른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막아요. 그래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죠. 하지만 신기한 건 이 두 식물은 외래종이 아니라는 거예요. 왜 우리나라 자생종인데,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 된 걸까요? 고속도로를 개발하는 등 개발을 하면서 기존에 있던 식생을 교란하면 환삼덩굴과 칡처럼 빠르게 점령하고, 퍼지는 식물이 우세하기 때문이랍니다. 결국 인간의 개발 때문에 교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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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철새는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보내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는 철새를 말해요.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 이동하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에는 뻐꾸기와 꾀꼬리가 있는데요, 여름의 산을 가득 메우던 ‘호호휘호!’ '뻐꾹!' 소리가 어느덧 잠잠해졌어요. 짝을 찾기 위한 세레나데를 마치고, 새끼를 낳고 키우고는 조금씩 겨울을 보낼 장소(월동지)로 이동하고 있죠. 그럼 여름 철새는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날아갈까요? 연구에 따르면, 꾀꼬리는 중국 남부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뻐꾸기는 아프리카까지 날아간다고 해요. 엄청나지 않나요? 뻐꾸기는 8~9월에 이동하기 시작해 1만km를 여행을 해서 10월에 탄자니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에 도착해요. 장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생존율도 낮을 수밖에 없는데요, 뻐꾸기가 기나긴 여행에서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다시 한국으로 오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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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의 전세계 분포 지도 (IUCN Red List 2016)
🐻 : 여기서 재밌는 이야기! 같은 종의 새라도 번식지에서 월동지로 이동하는 속도와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는 속도가 다르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바로 번식에 유리한 장소를 차지하기 위해서예요. 그래서 뻐꾸기의 경우는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이동할 때는 평균 51일, 하루 평균 232km를 이동했다면, 번식지에서 월동지로 이동할 때는 평균 77일, 일일 평균 약 142km 이동하며 상대적으로 천천히 이동한 걸 확인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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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샐러드연맹을 홍보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식물 알려주는 곳이야' 하고 얼버무리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샐러드연맹을 소개하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이제 친구를 영업할 때 이 초대장(링크)을 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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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간 진행했던 <24절기 계절 우체부 식물알림장 : 소서(小暑)와 대서(大暑) 사이> 전시가 마무리되었어요. 공간에 상주하시는 운영자 A님께 방문해주신 단원님들의 소식을 전달받았답니다. '참나리' 암호를 쑥쓰러워서 말 못하신 단원님도, 요즘 식물공부를 한다며 의기양양하게 가방에서 제 책을 꺼내셨다는 단원님도, 조용히 둘러보고 나간 단원님도 계셨어요. (이런 귀여운 분들..!!) 처음 뵙는 분도, 이전 프로그램에서 얼굴 뵈었던 분도 있었고요. 귀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환갑잔치보다 손님을 더 많이 맞이했다는 운영자님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도 아주아주 긴 생일잔치를 보낸 것 같았어요. 덕분에 행복한 7월을 보냈어요.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단원님께도 조금 특별한 여름이 되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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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워크숍으로 식물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거나, 도시 식물 산책을 이끌어줄 누군가를 찾고 있으신가요? 포트폴리오에 제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리했으니, 혹시 저와 함께하고픈 일이 있으시다면 연락주세요! 여러 조직과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식물해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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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알림장은 다 써놓고 갈아엎은 글들이 너무 많았어요. 조금이라도 누군가의 가치관에 어긋나지 않게,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글을 쓰려니 곰씹고 곰씹다가 결국 다음으로 미루거나 엎었답니다. 제 생각만 쓰고 마무리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나눠줄 수 있는 단원님들께 판을 깔아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식물 이야기만 하면 따뜻한 이야기, 기분 좋은 이야기만 있기를 바라지만, (저는 그래요) 깊이 알수록 고민되는 이야기들도 많이 접하게 되니까요. 이걸 다 회피하고, 무해한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제 주관대로 다루려니 저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매번 망설여져요.
사진 속 멜론은 지난 주말에 한살림에 납품하는 유기농 멜론 농장에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멜론의 네트(그물무늬)가 사실 수박처럼 색소가 달라서 생기는 무늬가 아니라 과실이 자라면서 갈라지는 상처라는거, 알고 계셨나요? 멜론은 자라면서 필연적으로 갈라지고 찢어지지만, 상처가 아물면서 생긴 네트가 있는 멜론이 가장 값어치 높은 멜론이 된다고 해요. 뭔가 뭉클하지 않나요? (꼭지 부근은 아직 덜 자라서 네트가 없어요) 여러 성장통을 가지고 살아온 우리들을 위로하는 과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칠석이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전시를 마치고 돌아온 책들을 책장에 꽂을 겸 책장을 정리했어요.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보내는 저와 달리 서늘한 에어컨 바람을 맞는 책들은 쇄서가 필요 없겠지만, 전시하듯 잔뜩 모아두고는 필요한 책만 꺼내다보니,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들이 많더라고요.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먼지마저도 제게 말을 걸어오는 듯 했는데, 오롯이 저만 보는 책장 속 책들은 잠들어있는 것 같아요. 욕심껏 담아두기만 했기 때문일까요? 분명 이유가 있어서 이곳에 남겨둔 친구들이지만, 이참에 책장 정리를 하려고요. 혹시 필요한 책 있으시면 제 개인 인스타그램에서 나눔 공지를 올릴 예정이니, 혹시 이 중에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오늘도 구호로 마칠게요! "알면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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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리지 단원님이 공유해주신 을숙도 쌍무지개 사진이에요! 쌍무지개 기운 받아가시길!
🐹단원님 : 벌레를 혐오하고 무조건적으로 죽이려고 하는 것에 대해 늘 안타까움을 느끼는 한 사람입니다. 벌레에 대한 혐오가 학습된 혐오인것 같아서요. 레터에서 호기심으로 연결해주신 부분은 좋았으나, 벌레를 '잡아야'하는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해충도 아닌 익충을 그저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죽인다'는거 좀 이상하지않나요?
🐻's 답장 : 이야기주신 내용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곤충을 무서워하고, 없애고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우리의 이런 마음이 학습된 혐오와 공포라면, 이미 그런 감정을 지닌 분들께는 어떻게 접근해야 바라는 방향으로 제안할 수 있을까요? 어떤 곤충이냐,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과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 꺼내주셔서 감사해요!
🐸단원님 : 요즘 러브버그 진짜 많이 날라다니는데 어째 한 마리만 열심히 날고 한 마리는 그냥 매달려 있는 것 같더라니 시력이 좋지 않은 제가 본 것이 맞았군요. 그래도 물지 않으니 슬슬 잘 피해다니면 되니까 모기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올 초에 얻은 율무를 심었는데 자라난 풀이 강아지풀인지 율무인지 구분을 못해 어쩌다보니 다자란 강아지풀을 보게되었어요. 율무에게 준 비료를 독차지했는지 튼실한게 괘씸해 주말에 뽑아버리려고 했는데 참새가 좋아한다니 좀 더 살려줘야겠네요. 🤭 마지막으로 첫 오프라인 전시회 정말 기대됩니다!
🐻's 답장 : 율무 텃밭을 기대하셨는데, 강아지풀밭을 얻으셨군요!ㅎㅎ 참새에게 강아지풀은 조금 양보하시고, 나머지 공간은 새로운 가을 작물에 도전해보세요! 실패하면 실패하는대로, 성공하면 성공하는대로 즐거운게 가드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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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에게 하고 싶은 말, 오늘의 알림장에 대한 감상 등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서 이야기주세요! 언제나 환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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