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식물알림장이 도착했어요

202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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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07일

오늘의 절기 : 입추(立秋)

단장확인 [🍁]

24절기의 13번째 절기인 입추(立秋)는 글자 그대로 가을의 시작일 것 같지만, 지난 절기인 대서(大暑)와 더불어 여전히 뜨거운 절기예요. 우리가 가을이라고 체감하는 건 처서부터랍니다. 하지만 입추가 가을 같지 않다고 방심하면 안 돼요. 입추 무렵부터는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가을 작물을 부지런히 준비해야 하죠. 토마토, 오이 같은 여름작물을 정리하고, 무와 배추 모종을 키워야 해요. 벼들은 벼 이삭을 드러내고 밤, 사과, 배 같은 가을 과일도 영글어가요. 그래도 다행인 건 왕성하게 자라던 잡초도 조금씩 기세가 누그러져 농한기에 접어든답니다. 그래서 5월에는 너무 바빠서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말이 있었다면 이 무렵에는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해요. 그래도 건들거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거죠. 입추 즈음에 비가 5일 이상 계속 내리면 비를 그치게 해달라는 뜻에서 기청제를 올렸어요. 이때는 해가 쨍쨍해야 벼가 무럭무럭 자라서 벼꽃이 피고, 무사히 수정해서 익기 때문이죠. 그래서 "입추 때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라는 속담도 있어요. 이 무렵에 쑥쑥 벼가 자라기 때문에 개가 짖을 정도로 자라는 소리가 난다는 재밌는 속뜻이 담겨있답니다.

그거 아세요? 고려시대에는 입추에 관리에게 하루 휴가를 줬다고 해요. 고려시대의 입추도 지금처럼 더웠나 봐요. 연일 폭염 주의보가 울리는 오늘날에도 폭염 특별 연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태백이면 태백, 정선이면 정선, 가는 곳마다 폭염주의보가 울려서 올해 제가 폭염 요정이 된 건지, 이 땅 전체가 지글거리는 것인지…덕분에 서늘한 바람 한 점, 그늘 한 점에도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에요.

단원님,

여름 감기는 안 걸리셨죠? 사무실은 냉장고 안에 들어간 듯하고, 바깥은 찜기에 들어간 것 같은 온도 차에 감기에 들기 쉬운 요즘이에요. 덕분에 재채기를 연신하며 생활 중이랍니다. 각자 체질 차이 때문에 이 추위가 어쩔 수 없다 싶다가도 그래도 우리는 점점 냉방기기 쓰는 걸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점점 지구가 더 뜨거워질 게 자명하다면, 그때마다 냉방기기를 쓰는 것보다 더위에 내성이 생기도록 조금씩 줄여야 하지 않을까요? 여름에 먹는 갓 찐 옥수수, 땀을 잔뜩 흘리고 나서 먹는 수박 같은 즐거운 순간도 가지면서요. 폭염이나 폭우 같은 기후 변화로 여름 작물들이 비싸지는게 슬프다가도, 그러니까 올해의 여름을 잘 간직해야지 다짐했어요. 여름을 피하기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제일 여름답게 즐기겠다고요.

이런 다짐이 무색하게 입추가 되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더위가 조금씩 물러나는 게 느껴질 거예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것처럼요. 밤이 서늘해지기 시작하고, 아침저녁으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입하가 다가오면 귀신같이 꾀꼬리, 뻐꾸기 소리가 들리듯 말이에요. 옛말에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라는 속담이 있어요. 예민하게 가을을 알아차리는 7월의 귀뚜라미처럼 모든 걸 다 안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이라고 해요. “그래 너 잘났다”랑 비슷한 표현인 거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으이구! 그래,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네!” 라고 말해보면 어떨까요?

식물알림장과 함께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입추 식물알림장 시작해요!

지난 알림장 보기

📝절기 미션 ) 강아지풀로 다람쥐 만들기

알림장마다 절기를 즐기기 위한 작은 미션을 드려요. 제철 과일을 먹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요! 혼자 하면 민망할 수 있지만, 전국에 있는 단원님들과 함께하면 우리들만의 재밌는 작당이 될 테니까요.

(작년 토끼 단원님이 공유해 주신 인증샷)

푹푹 찌는 여름이면 화단에는 바랭이와 강아지풀이 넘실거려요. 강아지풀은 숲놀이에 익숙한 식물인데요, 단원님은 강아지풀로 어디까지 놀아보셨나요? 콧수염 만들기, 하트, 토끼 만들기는 저도 해봤는데, 올해 SNS 알고리즘에 다람쥐 만들기가 올라오더라고요. 난이도는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높았지만, 혹시 색다른 식물 놀이에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도전해 보세요! 혹시 성공하면 제게도 자랑해 주세요!ㅎㅎ

#1 여름에는 피서지!

#2 도시 식물 주간 이모저모

#3 겨울을 준비하는 식물과 새

#4 아보리스트 체험기

#5 입추와 처서 사이 식물 빙고

절기 이야기

🏖️여름에는 피서지!

(왼쪽부터 서울역사박물관의 공작선, 죽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산수 인물첩'. 탁족 하는 양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단원님은 여름휴가 다녀오셨나요? 저는 틈틈이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있어요. 계곡에도 가고, 박물관에도 가고요. 요즘 박물관에 재밌는 전시가 왜 이리 많은지! 곳곳을 다니고 있어서 점점 까매지고 풍성한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

요즘은 더위를 피하려 수영장이나 계곡, 바닷가로 피서를 떠나는 일이 익숙하지만, 사실 피서(避暑)는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중요한 여름 풍속이었답니다. 차도 없던 시절, 조상님들은 먼 곳보다는 가까운 자연 속에서 더위를 식혔어요. 정자에서 술을 마시고,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며 더위를 잊었답니다. 또 시원한 수박이나 참외 같은 여름 과일을 먹거나 냉면, 콩국수처럼 찬 음식을 즐겼답니다. 또 반대로 이열치열이라 해서 뜨거운 성질의 음식을 먹어서 몸을 덥히는 방식도 있었고요. 양반들은 뱃놀이를 떠나기도 했어요. 재밌는 건, 조선 중기부터 서울 양반들은 격식 상 옷을 벗을 수 없어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더위를 식혔다고 해요. 발은 우리 몸의 말초신경이 모인 곳이라, 발만 시원해져도 몸 전체가 가벼워진다고 해요. 또 마음을 깨끗하게 씻는다는 의미에서 화백들에게 좋은 소재가 되었고요. 지금은 선풍기와 에어컨이 있지만, 예전에는 부채와 죽부인이 여름 필수품이었어요. 고려 시대에는 견훤이 왕건에게 공작 깃털로 만든 부채를 선물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을 정도랍니다. 경북 울릉군에서는 음력 6월이 되면 (양력 8월) 친한 사람끼리 더위를 피해 바다로 간다고 해요. 그곳에서 감자떡을 먹었다고요. 친구와 놀러 가서 감자떡을 해 먹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와요.

선조들의 피서법을 알아보니, 피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나요? 저는 이번에 여름 산행을 갔을 때, 차마 출장이라 물놀이는 하지 못하고, 발만 잠깐 담갔는데 어찌나 살 것 같은지! 올해 계곡을 본다면 수영은 하지 않아도 탁족은 꼭 하셔요! 바다로 놀러 가면 다른 음식도 도전해보시고요.

식물 이야기

🌳도시 식물 주간 이모저모

지난주에 야심차게 준비한 <도시 식물 주간>이 끝났어요. 부산, 강원, 세종, 수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모인 18명의 단원님이 일주일간 함께했답니다. 행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총을 받기도 하면서 도시 식물을 발견하면 물을 주고, 이름을 적었어요. 7일간 무려 600여 개의 기록, 142종, 150여 번 물을 줬답니다. 많은 기록이 남은 만큼 많은 분들이 도시 식물을 알게 되고, 식물들도 목을 축였어요. 더운 여름날 분필로 이름을 적는건 쉽지 않았지만, 카톡방에 올려주신 사진을 보며 활동에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활동을 정리하며 재밌는 지점을 많이 발견했어요. 성향에 따라 도시 물팡을 더 좋아하는 분도, 너의 이름을 활동만 하는 분도 있었고요, 아침 새벽에 물을 주는 단원님도,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퇴근하고 서늘해진 밤에 활동하는 분도 있었어요. 우리의 행동이 다양하듯 도시 식물도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어요. 이른 아침에 꽃을 피우고 지는 닭의장풀, 밟히는 공간에서 오히려 번성하는 애기땅빈대와 냄새명아주, 중대가리 같은 풀도 있었고요. 어떻게 이 틈에 씨앗이 들어갔는지 신기하게 산사나무, 목련, 오동나무 등 다양한 나무의 새순도 볼 수 있었어요. 또 잎만 가지고는 이름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벼과 식물과 국화과 식물도 많았고요. 시간을 두고 이름을 찾아야겠죠. 또 화단을 탈출해서 페튜니아, 만손초가 자라는 모습도 보았고, 도심 게릴라 가드너가 심었을 참외, 고구마 같은 식물도 발견했어요. 버린 씨앗과 줄기에서 자랐을지도 모르죠. 다양한 단원들이 모여 다양한 도시 식물을 관찰하고, 결이 비슷한 분들끼리 응원하며 가까워지는 일주일을 보냈답니다.

이번 미션은 그저 좋은 활동으로만 끝나지 않고 게임처럼 즐기길 바랐어요. 저부터 재미가 있어야 활동을 계속하는 동물이라서요. 그래서 ‘식물과 관련된 물품이라면 3만원 이내로 무엇이든!’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고 챌린지를 기록했답니다. 내년에는 1등을 뽑는 행사가 아니라 다양성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작은 장치들을 더 만들어보고 싶어요. 단원님들이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고요. 지원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지역별로 활동을 하고, 점수를 매기는 활동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대신 단원님이 많이 홍보해 주셔야 해요!

사실 이번 행사는 들인 돈이 더 많았어요. 처음에는 지원금 사업을 통해 풍성한 행사로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활동은 자립하는 행사로 만들고 싶어요. 재밌고, 좋아서 하는 활동들이 지원금 사업을 통해 무료로 진행된다면, 참여하는 사람들은 많을지 몰라도 지원금 사업이 끊기면 지속할 수 없음을 깨달았거든요. 마치 봉사자에게 돈을 주면 하지 않게 되듯, 좋은 활동들은 지원금 사업을 통해 응원할 필요가 있지만서도, 또 지원금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활동이 되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감사하게도 이 활동에 큰 영감이 된 ‘오늘의 행동’에서 오프라인 참가자에게 키트 선물도 후원해 주시며 응원해

주신 덕분에 든든했답니다.

단원님의 후기

🦊 : 네이처링 시스템이 야조회(야생조류연구회) 처음 할 때처럼 종추하는 거 같아 재있어요

🐱 : 길가에, 동네에 어떤 풀이 많은지 알게 돼서 재밌었고 분필로 이름 쓰는게 다른 사람이 볼 때 대놓고 하기는 민망하고 안 볼때 빠르게 스윽 쓰는게 혼자 스릴있었어요.ㅋㅋ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거 보고 무슨 반응일까도 궁금했네요!

🐯 : 또 열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지인들에게 뒤늦게 말했는데 너무 낭만적이고 재밌는 활동 같다고 말씀하시네요.

🌛 : 식꾸 하면 어떨까요? 분필은 추가로도 구매할 수 있음을 안내해서 내가 만난 도시의 식물 주변의 이름과 함께 꾸미기!! ㅎㅎ

🐶 : 잡초라 여기던 식물을 하나 하나 발견한 느낌!

🐨 : 각 지역에서 챌린지 형식으로 진행해도 재밌을것 같아요~

🐷 : 계절별로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계절마다 보이는 식물이 다를테니까요~

네이처링 구경하기

도시 식물 주간 결과

식물 이야기

벌써 겨울을 준비하는 식물과 새

생각보다 많은 생물들이 겨울을 벌써 준비하고 있어요. 새들은 깃털을 교체(moulting)하거든요. 새들의 깃털은 손톱처럼 죽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깃털이 닳는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아요. 그래서 깃털을 통째로 교체해야 한답니다. 깃털을 주기적으로 갈면 먼 거리를 이동하기 전에 비행하기 최적의 상태를 만들 수 있고, 이성의 유혹하기 위한 장식깃으로 바뀌거나 계절에 맞춰 보온성이 높은 깃털로 바꾸기도 해요.

그런데 왜 겨울이 아니라 이 더운 여름에 깃털 갈이를 할까요? 바로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산새들은 전체 깃털을 가는데 1~2달이 걸려요. (물새는 2주 정도로 짧아요) 묵은 깃털을 떨어트리고 새 깃털이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 시기는 깃털에 많은 영양분을 써야 하고, 없어진 깃털 때문에 비행 능력과 체온 보온에 문제가 생겨요. 그러니 추운 겨울이 다가와서야 깃털 갈이를 시작한다면 얼어 죽고 말겠죠. 그래서 부지런히 지금부터 겨울 대비를 한답니다. 저는 최근에 운 좋게 황조롱이 날개깃을 주웠어요! (맞아요 자랑이에요😙) 지난 달에는 왜가리의 청회색 깃털을 주웠고요. 단원님도 길을 걷다가 조금 다른 깃털을 발견한다면, 지나치지 마시고 찾아보세요. 평소에 잘 보지 못한 새들의 깃털일 수도 있어요.

새 뿐만 아니라 식물도 겨울을 벌써 준비해요. 바로 겨울눈을 만들면서요. 햇빛과 물이 풍족해서 에너지가 충분한 시기에 미리 다음 해를 준비하는 거죠. 다음 해의 성장이 올해의 여름에 달려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랍니다. 그래서 지금 몇몇 종류의 나무는 자세히 살펴보면 겨울눈이 자라고 있는걸 볼 수 있죠. 자작나무, 참나무, 목련, 플라타너스 같은 식물이 그렇답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들은 낮과 밤의 길이에 반응해서 겨울눈을 만들어요. 반면 단풍나무 같은 나무는 기온이 낮아지는 늦가을에 겨울눈이 생긴답니다.

그렇다면 올해 여름과 가을에 걸쳐 만든 겨울눈은 내년 봄에 싹이 트고 나면 그해 나무의 성장은 완전히 끝나는 걸까요? 그건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달라요. 이런 특성을 전문 용어로 ‘고정생장’과 ‘자유생장’이라고 하는데요, 고정생장은 전 해 여름에 만든 겨울눈이 싹이 트고, 자라면 생장이 끝나는 생장을 말하고, 자유생장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새로운 눈이 생기고 계속 자란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목련, 플라타너스 같은 나무의 겨울눈은 지금쯤 생기고 있어요. 잎사귀와 나무줄기의 겨드랑이에 자라고 있는 겨울눈을 찾아보세요! (아래 사진은 최근에 찍은 들메나무 겨울눈이에요!)

식물 이야기

🌳아보리스트 체험기

지난 알림장에서 트리클라이밍 체험 후기를 전했었죠? 최근에 EBS에서 나무를 오르고 관리하는 직업, 아보리스트에 대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이 올라와서 공유해 드려요. 아보리스트라는 직업 체험을 하는 내용인데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네 사는 이야기와 연관 짓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점차 자연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요. 다큐멘터리 끄트머리에 이런 대화가 나와요.

'일도 서둘러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나무는 급할 게 없죠. 그런데 사람들이 급한 거죠.'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원하니까..’
’5년 걸릴 일을 3일에 하려니까 죽을 맛인 거지.’

나무를 오르는 기술이 5년이 걸리듯 우리가 하는 일들은 대부분 긴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우리는 당장 게임에서 스킬을 얻듯 단숨에 끝나고, 이 능력이 지속되길 바라죠. 저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공부해야 할 내용은 끝도 없고, 단숨에 멋진 선배들처럼 되고 싶지만, 조급함에 버둥거리다가 꼬르륵 가라앉는 기분을 느껴요. 우리도 나무처럼, 급할 게 없는 자연처럼 올해의 자람에만 집중해 보면 어떨까요? 내년, 내후년, 5년 후의 미래까지 계획해도 인생..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잖아요.

요즘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유심히 지켜보게 되어요. 자연 그대로의 상태, 자연스러움을 찬미하다가도, 그것이 인간인 저를 부정하고 괴롭게 한다면, 적극적으로 문제에 인간을 들여놓고 자연과의 교집합을 고민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아보리스트라는 직업도 그런 직업이라고 느껴요. 나무를 산과 들에 그저 내버려둘 수 없다면, 도시에 들여놓아야겠다면, 나무를 전혀 손대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도시에는 다양한 거주자들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나무를 자르는 게 불가피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뭇가지를 잘라야만 한다면, 나무를 자르지만, 인간과 나무를 연결하고 있는 사람, 나무에게 최소한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분들이 필요해요. 영상 속 분들처럼요.

식물 이야기

🌱입추와 처서 사이 식물 빙고

여름이 다가오며 점점 다양한 식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식물들을 중심으로 빙고를 담아봤어요. 이번 절기에도 식물 빙고에 도전해 보세요! 사진과 이름만 적기엔 뭔가 아쉬워서, 몇몇 식물에는 짧은 재미있는 이야기도 덧붙였답니다. 이번 빙고판은 도시 식물 주간의 사진을 사용해서 색다르게 만들었어요.

🌼 강아지풀

아파트, 주택가, 회사 근처에서 자주 보이는 풀의 종류는 단조로운 듯하지만 계절에 따라서 바뀌어요. 그중에서 눈에 띄는 식물은 단연 강아지풀이 아닐까 해요. 강아지풀은 강아지 꼬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옛 이름은 가라지라고 해요. 가라지는 키우는 식물이 아닌 잡초를 통칭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지금 이 시기에 강아지풀은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도심의 흔한 잡초예요. 인위적으로 가꾸는 화단과 밭에서는 골칫덩어리지만 강아지풀의 씨앗은 참새나 작은 소동물들에게는 중요한 먹이자원이에요. 종종 참새가 얇디얇은 강아지풀 줄기에 매달려서 씨앗을 먹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 닭의장풀

닭의장풀은 중국에서 오리장풀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어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오리장과 닭장처럼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 식물이죠. 영어로는 'Day flower'라고 하는데, 꽃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녹아서 사라지기 때문에 . 일본에서는 아침 이슬이 있는 동안만 핀다고 노초(露草)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닭의장풀은 미키마우스 같은 파란색 꽃잎 2장과 보이지 않는 투명한 꽃잎 4장으로 이뤄진답니다. 잡초로 취급되는 도시 식물이지만, 당나라 시인 두보는 수반에 닭의장풀을 꽂아서 키웠고, 꽃을 피우는 대나무라고 말하며 감상했다고 해요. 실제로 꺾어다가 화병에 꽂아두면 시원시원한 줄기와 잎의 모양새가 멋진 식물이랍니다.

💬 공지글

💌친구에게 샐연을 소개할때 이걸 쓰세요!

지인에게 샐러드연맹을 홍보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식물 알려주는 곳이야' 하고 얼버무리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샐러드연맹을 소개하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이제 친구를 영업할 때 이 초대장(링크)을 써주세요!😆

초대장 만들었웅!🐻

🐻 : 식물 & 생태 & 먹거리 분야 정보망을 만들어보려해요

식물 & 생태 & 먹거리 분야 정보망을 만들어보려 해요. 제가 접하는 정보의 풀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관련된 기관 & 커뮤니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이트는 왜 없을까, 진짜 없다면 우리가 정리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다 올해 수도권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받고 결심했어요. 올해 안에 시도해 보자고요! 혼자서라면 무리겠지만, 단원님들을 모아 함께한다면 유의미한 정보망이 나오지 않을까요? (수도권 위주의 정보망에서 탈피하고 싶기도 하고요) (사이트 구축은 Notion에 하려고요!)

그래서 우선 함께할 단원님을 모집하기 앞서서 단원님들의 궁금증을 먼저 모으고 싶어요. 어떤 분야의 어떤 정보가 궁금한지요.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이라도 정보의 불균형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관심사, 가치관, 가까운 이들의 관심사, 전공, 활동 지역, 근무 경험, 관련 자격증 과정을 수료 등에 따라 서로 예측하지 못했던 세계와 정보들이 있을 테니까요! 알림장은 미약하게나마 그 정보들을 가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저도 제 알을 깨기 위해서, 제가 아는 모든 정보를 정리하면서 모두의 정보를 모으고 싶어요! 같이 알을 깨봐요!

🐻 : 현재 틀 작업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방향성 설정이 어려워서 고민 중에 있어요. 샐러드연맹만의 방식이 뭔지 더 고민해서 들고올게요!

어떤 정보가 궁금한지 웅에게 귀띔하기

식물 통신문 💌

식물 & 생물 행사

[전국] 토종씨드림 '6기 씨드림 (품종) 학교 모집' (선착순 25명)
[전국]월간가드닝 '2025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사진공모전' (~8.19)
[전국] 국립공원 SNS 레인저 1기 모집 (~8.8)
[서울] 국립과천과학관 '미래동물' (~8.24)
[서울] 서울국제정원박람회 (5.22-10.20)
[서울] 과학책방 갈다 '과학 방탈출 - 우주 탐험편' (7~8월)
[서울] 메아리x벗밭 '삼삼오오 식사모임 시즌2' (8.27~)
[서울] 마르쉐 작은지구농부시장 (8.9)
[경기] 신구대학교식물원 '찾아라! 가시연 삼총사' (~9.30)

[제주] 무주 반딧불이 축제 (9.6-14)

아셨으면 하는 행사

함께할 🦊을 구해요

생물책 소개

알림장을 마치며..

최근에 재밌는 풍경을 봤어요. 분명 건강해 보이는 숲인데, 왜 이렇게 하층 식생이 없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습지 인근의 조릿대 군락이 모조리 고사해서 빈 줄기만 남고, 남은 땅에 다른 식물들이 조금씩 세력을 넓히고 있었어요. 흔적만 남은 회색빛 가지가 조릿대라는 것을 깨닫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조릿대는 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는 특성 때문에 먼저 땅을 빠르게 점령해서 습지를 건조한 땅으로 바꾸는 식물인데요, 인근 식물들이 자랄 곳이 없게 만들어 식생을 단조롭게 만들어요. 그래서 생물다양성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조릿대를 제거하거나 말에게 먹이는 등의 방법을 고민하거든요. 저도 이전에 귀한 식물이 잔뜩 자랐던 곳이 조릿대밭이 되어서 더 이상 그 식물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봤고요. ‘쑥대밭’이라는 단어처럼 ‘조릿대밭’이라는 단어가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귀한 식물들이 점점 조릿대에게 밀려난다면 조릿대를 좀 베어내어서 세력을 맞춰주는 게 맞지 않나? 왜 이걸 그대로 두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곳을 보니… 근시안적인 생각이었구나 싶었어요. 조릿대는 대나무과 식물로 일시에 꽃이 피고, 다 고사하거든요. 유전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인근의 군락은 꽃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피고 죽어요. 그리고 다시 씨앗에서 자라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고요. 조릿대는 5-7년 주기로 꽃을 피우고 죽는다고 해요. 그 사이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식물들이 다시 싹을 틔우고, 몇 년간 번성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죠. 저는 그 틈 사이에 숲을 방문한 것이고요.

찾아보니 생태계에 기여하는 조릿대의 역할도 있어요. 옆으로 수없이 뻗은 지하 줄기와 뿌리 조직은 망가진 숲에서 토양의 유실을 막고, 땅으로 질 좋은 낙엽 물질을 제공해 토양 생물과 미생물들을 유지 시키며, 어린나무가 뿌리를 내릴 땅을 만들어요. 무성한 잎은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막으면서도 다양한 곤충들의 쉼터가 되고요. 조릿대의 잎과 줄기는 다른 하층 식생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많다고 해요.

아무리 우리가 노력해도 나무의 시간, 자연의 시간으로 시간을 감각하는 것은 참 어렵고,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생 너머로 벌어지는 자연의 변화를 어찌 느끼겠어요. 그리고 전례 없이 자연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은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려 왔고요. 조릿대가 이토록 번성하는 이유도 기후변화와 개발의 영향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요. 종종 비슷한 논쟁을 듣곤 해요. 습지가 사라지고 있는데, 이걸 인위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맞는지, 혹은 그대로 두는 것이 맞는지 말이에요. 장소에 따라, 얼마나 균형이 무너졌고 파괴되고 있는지에 따라서 답은 달라지겠죠. 그리고… 수학처럼 정답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자연은 묵묵히 '자연'스럽게 할 일을 하겠죠.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이었답니다.

아무튼 우리는 다음 절기에 만나요.

"알면 맛있다!

단원들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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